정부가 주도하는 마케팅, 복권의 함정



복권. 대한민국 국민의 57.8%가 즐기는 합법적인 도박인데요. 실제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이지만, 대표적인 복권 중 하나인 로또의 기대 수익은 한 게임당 500원으로, 정확히 액면가의 50%죠. 즉, 구입하는 순간 1,000원이 500원이 되어 버리는 꼴입니다.


오늘은 당신이 그 낮은 확률을 알면서도 복권을 사는 이유, 그리고 복권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.


사람들은 본인의 운을 과대평가한다.

생각. 우리의 머리 속은 비합리적이며, 의사결정을 할 때 직감이나 감정에 의존할 때가 많죠. 물론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한 일이라면 이성적으로 생각하겠지만, 복권과 같은 도박은 게임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. 1,000원을 투자해서 20억을 받는 게 합리적인 투자인가요.



그러나 우리는 '운'이란 요소를 너무 과대평가합니다. 다른 사람은 실패했지만, 난 특별히 운이 좋으니 성공할 것이라 믿는 거죠. 이러한 심리는 복권이 불티나게 팔리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.


하지만 생각해보세요. 로또의 경우, '1/8,145,060'의 확률입니다. 퍼센트로 환산하면 0.0000123%에 불과하죠. 이 정도 확률을 뚫을 운을 타고났다면 한 두 게임만 샀어도 당첨이 됬어야 합니다. 그러나 아직 당첨이 안 되셨다면 그냥 복권 운이 없는 게 아닐까요?


복권 당첨을 꿈꾸며 역대 게임 결과를 갖고 분석하는 분들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. 그 시간을 사업이나 직장에 투자했다면 훨씬 더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을 텐데 말이죠.


한 게임의 액면가 자체가 너무 낮다.

카페라떼 효과를 아시나요? 소액 저축의 중요성을 일러주는 효과로, 하루 한 잔의 카페라떼를 마시지 않고 저축하면 꽤 많은 금액이 쌓일 수 있다는 뜻인데요. 카페라떼 한 잔에 5,000원을 매달 20잔[각주:1]만큼 저축할 때 모이는 돈의 규모를 알아봅시다.



10년간의 카페라떼 효과입니다. 보시면 꽤 많은 돈이 쌓인다는 걸 보실 수 있는데요. 복권을 구매할 때 주로 5,000원이나 10,000원 어치 다량 구매하는 걸 생각해보세요. 복권을 많이 사면 많이 살수록 위의 카페라떼 효과와 같이 누적 지출이 불어나게 됩니다.


다만 일주일에 한 번이므로 1,400만원까지 불어나는 건 무리지만, 당신이 이제껏 사온 복권들의 게임 가격을 모두 합쳐보세요. 과연 그 큰 규모의 누적액을 한 게임 안에 쓸 수 있었을까요?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 부담없이 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액면가가 낮기 때문입니다. 1,000원으로 최대 몇백억까지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끌리는 것이죠.


'티끌 모아 태산'은 수입만이 아니라 지출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.



마케팅과 심리 효과를 이용한 허상, 복권

삶의 활력소. 복권이 당신에겐 이런 존재라면 전혀 해롭지 않습니다. 1,000원이나 5,000원 정도 투자해서 일주일 간의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면, 그건 분명 액면가 이상의 심리적인 가치를 끌어내는 것입니다.


그러나 그 이상의 돈을 쓰면 무조건 손해입니다. 일주일의 희망이라면서 매주 20만원씩 쓰는 생활이 지속되기 힘들 겁니다. 그 정도 지출에도 끄떡없을 정도의 부자라면 애초에 복권을 살 이유도 없을 테니까요. 1등 당첨에 대한 확률은 1게임을 사나 200게임을 사나 거기서 거기입니다. 200배 차이긴 하지만, '1/8,145,060'과 '200/8,145,060'의 차이일 뿐입니다.



애초에 정부가 복권이란 사업을 허가한 이유는 서민에게 희망을 주고자 한 목적이 아니라 세금 수입을 위해서입니다. 실제로 국세청은 1등 당첨금에서 꽤 많은 금액의 세금을 떼어가죠. 이런 측면에서 복권 업계는 마케팅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.


매수하는 순간 50% 손실이 발생하고, 일주일 뒤 가치가 '0'이 될 확률이 무려 99.99999%인 X같은 증권을 사람들은 미친듯이 사들이니까요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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