'펀드'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



펀드. 간접투자의 한 종류로, 본인이 직접 종목을 선택하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, 펀드의 매니저가 펀드 컨셉에 맞게 종목을 선저해 투자하는 상품인데요.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를 '손실은 잘 나지 않으며, 현금을 굴리면서 보관할 수 있는 곳'이라고 생각하시고 있더군요.


틀렸습니다. 펀드는 단지 '한 종목'이 아니라 '여러 종목'에 나누어 분산 투자하는 것일 뿐 그 외 나머지 요소들은 직접투자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. 또 하락이 어려운 것이지 불가능한 게 아님을 항상 염두해 두셔야겠습니다.


직접투자 vs. 간접투자, 뭐가 더 좋을까?

갤럭시와 아이폰.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? 삼성 폰에는 그만의 장점과 단점이 있으며, 아이폰에도 또 그만의 장단점이 있죠. 간접투자와 직접투자도 그런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.



직접투자는 본인이 종목을 선정하고, 비중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펀드보다 분산투자 효과가 떨어져 한 종목의 손실에 대해 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. 그 반면 간접투자는 한 종목의 손실 정도는 다른 종목들에 묻혀버린다는 장점과 함께 모든 결정을 내가 아닌 타인이 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죠.


따라서 이건 딱히 'A가 좋다, B가 좋다' 할 게 아닙니다. 그저 개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며, 위에서 언급한 '삼성 vs. 애플'의 예시가 가장 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드네요.


모든 걸 직접 만져보고, 테스트해 보는 걸 좋아하는 실험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전 직접투자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. 제가 겪어보니 그런 성격이 또 성공할 때 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타입이더라고요. 그러나 이런 도전정신이 약한 분들꼐는 간접투자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. 이유는 전자와 반대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.



시장이 좋지 않으면 펀드도 하락할 수 있다

펀드도 위험자산입니다. 특히 인덱스 펀드의 경우는 시장 평균과 비례해서 움직이니 폭락장에서는 딱히 대책이 없죠. 많은 분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, 가끔씩 귀찮아서, 혹은 너무 어려워서 마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듯이 돈을 던져주는 분들을 볼 수 있는데요.


뭐 묻지마 직접투자보다는 수익률이 좋겠지만, 시장이 조금만 약해지더라도 금방 손실을 보기 쉬운 종류의 투자입니다. 펀드가 쉽게 손실이 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.


첫째, 분산투자 효과가 한 몫 하죠. 10 종목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과 100 종목에 나누어 투자하는 펀드 5개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. 둘 중 어느 쪽의 수익률이 더 높을까요? 모든 종목에서 등락의 확률이 같다고 보면, 후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. 그 이유는 '손익의 비대칭성' 때문인데요.



손익의 비대칭성이란, X% 수익을 본 뒤 X% 손실을 본다면, 그건 원금 그대로가 아니라 손실을 보는 현상을 말합니다. '원금의 X%', '(원금에서 X% 오른 값)의 X%'. 둘 중 후자가 더 클 수밖에 없죠. (물론 X > 0)


둘째, 당신에게는 투자지만, 펀드매니저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. 펀드의 수익률이 곧 자신의 성과가 되니 수익률을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떨어뜨리지는 않으려고 죽기살기로 덤비는 게 매니저 분들이죠. 여기다 투자해본 경험도 많으니 자연스레 손실을 볼 확률이 떨어지는 것입니다.


남이 투자하나 내가 투자하나 '내 주식'이다

그러니까 책임지세요. 당신이 펀드투자로 손실을 본 건 시장 때문이 아니라, 펀드 수익률이 저조해서가 아닙니다. 당신이 그 시장을 선택하고, 그 펀드를 선택했기 때문이죠. 이렇게 생각하고 본인의 책임이라고 인정하셔야 당신의 진정한 투자 경험이 되는 것입니다.



제가 여러 번 강조했지만,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의 개입을 막는 것입니다. 감정이 개입하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려워지며, 때문에 손실을 볼 확률이 높아집니다. 물론 직감도 감정입니다.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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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투자하든, 남이 투자해주든, 옆집 개가 종목을 선택해주든, 내 돈이고 내 주식입니다. 따라서 손실을 보는 건 곧 당신의 재산 규모가 하락하는 것을 의미하며, 수익이 나는 건 당신의 재산이 불어나는 걸 의미하죠. 그러니 단순히 '손실 책임회피용'으로 펀드를 이용하시면 절대로 그건 당신의 투자 경험이 아닙니다.


바꿔 말하자면, 그런 식의 투자를 아무리 많이 해도 배울 수 있는 게 전혀 없으며, 수익이 나더라도 그 펀드매니저 없이는 지속 불가능한 수익일 뿐이라는 것과 같은 소리입니다.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죠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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